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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요리는 사치일까


꽤나 요리에 흥미가 있고, 직접 차려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매일 아침과 저녁을 직접 차려먹기는 힘들다.
매번 차려먹기 부담스러운 이유, 왜 그럴까?
1. 같은 메뉴는 지루하니까 매일 다른 메뉴를 고민하여 정하는데 에너지가 든다.
2. 원하는 메뉴를 먹을 만큼 냉장고에 식재료가 다양하지 않다. 그러면 퇴근 길에 장을 봐야 한다.
3. 식재료 하나하나 다듬는 것이 귀찮다. 특히 껍질 안까진 양파.
4. 식사가 끝나면 배가 불러 나른해지는데, 싱크대 안에 설거지 거리가 잔뜩 있는걸 보면 스트레스 받는다.
-> 식사 준비, 식사, 식사 정리 요 세가지를 하면 나만의 시간이 없다.

그럼에도 가끔은 만들어 먹는 이유
1.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재밌고, 완성되고 나면 뭔가 해낸 듯한 보람이 있다.
2. 직접 만드니 더 맛있게 느껴지고 건강하게 먹는 기분이 든다. (맛에 관대한 편이라 웬만하면 만족한다. ㅋㅋㅋ)
3. 설거지를 하는 것은 싫지만, 설거지가 다 된 깨끗한 주방을 보면 또 뿌듯하다.
4. 무엇보다 사먹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봄나물은 귀해서 참 맛있다


사람마다 어떤 것에 더 큰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아예 요리를 안할 수도 가끔은 해먹을 수도, 자주 해먹을 수도 있겠다.
돌아보면 나는 70%는 만들어 먹고 있다. 요리가 재밌고, 건강하고 내 입맛대로 만들 수 있고, 돈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는 사먹는 이유는 집에서 간단히 해먹기에는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운 음식을 손쉽게 먹을 수있고, 돈을 들이지만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밥먹다 오랜만에 시켜 먹으면 더 꿀맛


돈 못지 않게 시간에도 가치를 크게 두는 편이지만, 식사를 위해 준비하고, 먹고, 정리하는 그 시간들이 그래도 ‘가치’가 있다고 느껴져서 하게 된다. 생존에 있어서 요리라는 기본적인 기술은 중요하다 생각하기도 하고! 또, 다 먹고 귀찮지만 정리를 미루지 않고 묵묵히 해내면서 다른 것도 미루지 않는 습관을 기를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지금은 혼자라 보통 설거지하면 10분정도 걸리는데 그리 시간을 잡아 먹는 것도 아님을 알게 된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내가 요리를 하고 싶다고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대적으로 야근이 많지 않고, 어느 정도 저녁있는 삶이 있어 요리를 하고 안하고의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까지 야근에 회사 스트레스에 지쳐 직접 요리해먹을 시간도 정신적인 에너지도 부족할 때 요리는 사치가 된다.

그래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명품백만이 아니라 어쩌면 요리도 사치가 될 수 있겠구나. 생존과 직결되는 먹는 것도 여유로워야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는 것이 한편으로는 안타깝다.

직접 요리를 하지 않아도 소중한 사람과의 식사는 참 즐겁다.


그렇지만 그러한 만큼 직접 요리를 하는 여유, 가까운 사람과 다함께 여유롭게 식사하며 소소하게 보내는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감사하고 더 진한 행복감을 만끽해야겠다. 그리고 이런 시간들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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